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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ink

군대내에서 일어나는 구타, 가혹행위 어떻게 근절할수 있을까.


 얼마전 일어나서는 안되는 사건이 발생했다. 해병대 총기사건. 자세한 내막은 설명하지 않아도 잘 알것이라 생각한다. 내가 오늘 이 글을 쓰는 이유는 이 사건을 바라보는 서로다른 시각을 살펴보고 해결방법을 모색해 보기 위해서이다.

<묵념하는 해병대원>
 같은 부대원들에게 총기를 난사한 김상병. 그를 바라보는 국민의 시각은 냉담하다. 어떤 이유에서건 살인은 하지 말았어야 했다. 그는 살인자이기 이전에 피해자였고, 어느 부모임의 귀한 아들이었다. 살인자를 옹호할 생각은 없다. 단지 그가 왜 살인을 했는지, 조금은 알아야 하지 않을까. 그는 가해자이기 이전에 피해자였다. 이 사실이 너무 안타까운 것이다.

<‘해병대 총기 난사’ 김 상병 아버지 단독 인터뷰 “죄인이 무슨…”>

 구타, 가혹행위, 성폭행, 성추행, 기수열외, 왕따, 무시, 하극상. 군대내에서 항상 있어왔지만, 국민들에게는 생소한 것들이다. 아니, 생소하다기 보단 이젠 없어졌다고 생각했을 것이다. 그러나 여전히 존재하고 있었고, 특히 해병대 내에서 국방개혁이라는 것은 단지 구호에 불과했었던것 같다. 이명박 대통령이 이 사건의 원인을 이렇게 이야기 했다.

"체벌 자체보다도 자유롭게 자란 아이들이 군에 들어가 바뀐 환경에서 적응하는 과정에서 정신적으로 받아들이지 못하는 데 더 큰 원인이 있는 것 같다"

 사실 폭행, 가혹행위를 체벌이라고 표현했다는 것이 화가 난다. 그저 인식의 차이인가. 그것은 체벌이 아니고 분명한 폭행이었다. 그리고, 적응을 못한 젊은이 탓이라는 말도 함께했다. 폭행을 하고 가혹행위를 한 사람을 비난할 줄 알았는데, 그 행위를 당한 사람에게 부적응이라니. 이런 대접을 받고도 참아야만 한다는 말인가. 병영문화 개혁보다는, 견디지 못하는 장병들의 인내를 길러 주어야 한다는 말인가. 군대를 몰라도 너무나 모르는 말이다. 가만히라도 있으면 이렇게 비난받지는 않았을 것인데. 자신이 경험해 보지 못했다고 그저 쉽게만 생각하는 것일까. 병영문화 개혁은 결코 쉬운 문제가 아닌데 말이다.

<“해병대 사태, 젊은이 부적응 탓”…MB 발언에 ‘부글부글’>

 총기사건의 경우, 모든 정황이 드러났다. 김상병은 기수열외, 왕따를 당했고, 그것을 참지 못하고 이런 사건을 저질렀다. 그러나 우리는 여기서 이 사건을 마무리 하면 안된다. 이런일이 일어난 이유가 무엇이고, 어떻게 해야 이런 안타까운 죽음을 없앨 수 있을까 심각하게 고민해 보아야 한다. 나는 예전에 글을 통해서도 이런 문제점을 지적한 적이 있었다.

<2011/02/22 - [Think] - "내 아들을 돌려주세요" - 뉴스추적을 보고.>

 
사실 우리는 예전부터 군대내에서 구타, 가혹행위가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것은 오랜세월을 이어져 온 것이고, 조금씩 바뀌는 과정에 있었다. 그러나 완전히 근절되지는 못했다. 구타 가혹행위는 자살로 이어지고, 그 자살은 대한민국 젊은이의 안타까운 죽음이었다. 이런 안타까운 죽음을 보고도 우리는 침묵했다. 군대니까 있을수 있는 일이다.라고 생각했을지 모른다.

 그러나 이제 용납해서는 안된다. 구타, 가혹행위, 자살에 대해서 전문가들이 제시하는 원인을 보면, 대부분 징벌제, 과도한 임무, 개인의 인성문제, 삐뚤어진 병영문화등의 이야기가 나온다. 그러나 한가지 중요한 것을 빠뜨렸다. 간부들의 진급문제. 왜 간부들의 진급문제가 이런 문제들과 관련이 있을까. 간부들이 진급을 하기 위해서는 부대원들이 문제를 일으키지 않아야 한다. 그런데 문제를 일으키니까, 그것을 은폐, 조작, 축소 하려한다. 이런 문제가 세상에 알려지면 자신의 군생활은 끝이기 때문이다. 이런 간부들 때문에 구타, 가혹행위는 밖으로 표출되지 않고 부대내에서 공공연하게 행해져 왔던것이 사실이다. 그리고 삐뚤어진 병영문화. 이 문제는 가장 해결책을 찾기 힘든 것일지도 모른다. 병사들간에 일어나는 일을 하나하나 알아보기도 힘들고, 그것을 파해치기도 힘들다. 너무나 강한 자부심 때문에 이런 가혹행위조차 군생활에 당연히 있어야할 전통이라고 여기는 부대도 있다.

 예전부터 구타, 가혹행위를 없애기 위해서 노력을 하고 있다. 어떻게 해야지만 잘못된 병영문화를 고쳐나갈수 있을까. 가장 중요한 것이 간부들의 인식변화라고 생각한다. 오늘 100분토론에도 나왔던 이야기지만, 군대는 계급사회다. 그 계급사회에서는 상관의 명령이 절대적이다. 그러나 그 계급사회를 유지하기 위해서 많은 일반병사들과 계급이 낮은 간부들이 피해를 보고 스트레스를 받기도 한다. 예를들어 장군이 오면 나무를 다시 심고, 부대 잡초를 제거하는 등등. 이런 바로 고칠수 있는 것들부터 시작해야 한다. 그리고 간부가 내무생활에  관여해야 한다. 병사들끼리는 이런 악습을 없애기 쉽지 않다. 그렇기 때문에 내무생활에 적극적으로 관여해야하고, 문제를 일으키는 병사는 군법에 따라 처리를 해야하고, 모든 내무반 상황을 속속들이 알고 있어야 한다. 병사들 상호간 갈등이 생기지 않게 직접 나서서 얼차려를 준다거나 처벌을 해야한다. 이런 노력이 없으면, 단기간 구타, 가혹행위를 없앨 순 있지만, 언젠간 또 생겨날 것이기 때문이다.

 군대에서 꼭 훈련이 힘들어서 가혹행위가 발생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훈련이 힘들어지면, 그 사이에서 전우애가 싹트기도 한다. 단지 이어져 오는 악습, 고생한 것의 대가를 받아야 한다는 마음때문에 이런 행위들이 근절되지 않는것이 아닐까.

 대한민국 군인들에게 꼭 하고 싶은 말이 있다.

"당신은 가해자이기 이전에 피해자였습니다. 후배들에게까지 이런 고통을 물려주지 않았으면 합니다. 당신이 물려준 악습은 세월이 지나서 당신의 아들에게까지 영향을 줄 지도 모릅니다. 힘들고 억울하겠지만 구타, 가혹행위는 여기서 끝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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