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ink
체벌논란 - 100분토론을 보고.
박주찬
2011. 2. 3. 05:46
<[교과부, 간접체벌 허용]“시행령 따라 체벌금지 조례 고쳐야”>
100분토론 다시보기를 통해 체벌에 대한 토론을 시청했다. 이번에 교육과학기술부에서 간접체벌을 허용한다는 발표를 했다. 진보교육감들은 여전히 체벌 금지를 고수하고 있다. 100분 토론을 보면서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부분들도 많이 배울 수 있었다.
이번 토론의 핵심은 간접체벌을 체벌이라고 볼수 있는가?? 간접체벌의 허용 범위는?? 이었다.
그러나 제일먼저 진행된 논제가 체벌허용에 관한 내용이었다. 나는 예전에 체벌금지에 대한 나의 입장과 생각을 글로 써 놓은 것이 있다. 체벌은 무조건 반대. 어떤 조건이나 타협은 없다. 헌법에 명시된 인간의 존엄성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기 때문이다. 모든 법은 인간을 중심으로 만들어져 있다. 체벌은 이유야 어찌됫든 인간의 존엄성의 훼손하는 일이라는 입장은 변함이 없다.
2010/11/15 - [Think] - 체벌금지 전면적 실시
규제는 인간의 편의성을 위해 만들어 놓은 것일 뿐이다. 체벌을 허락하는 쪽은 체벌이 없으면 교권이 침해 당한다는 내용이었다. 그러나 체벌없이도 지금까지 학생들을 감싸주시고 훌륭하게 졸업시키신 분들은 너무나 많다. 나도 그중 한 사람이다. 마치 체벌이 없으면 교권이 침해당해서 학교가 무너질 것처럼 말을 한다. 그러나 체벌은 말그대로 학생을 억압하는 것이다. 단지 선생님들의 편의를 위해서 우리는 체벌을 허용해야 하는가. 그렇지 않다. 요즘은 군대에서도 구타 및 가혹행위가 금지되었다. 그런데 학교에서 체벌을 허용한다?? 음. 기가찬 발상이다. 체벌금지 허용하자는 쪽 이야기를 들으면 과연 이 사람들이 왜 이런 논리를 펴는지 아직도 이해 할 수가 없다. 단지 무너지는 교권을 보호하기 위해서?? 아니면 선생님들의 편의를 봐주기 위해서??
토론중 한 학생이 급히 발표를 하는 것을 보았다. 그 학생말에 무척이나 공감이 간다. 내가 앞의 글에서도 언급했듯이 지금은 과도기일 뿐이다. 과도기에 일어나는 일을 가지고 마치 앞으로 이런 일이 항상 일어날 것이라고 보기는 힘들다. 체벌금지라는 가이드라인 안에서 우리는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
내가 학교에 다닐 때도 그랬다. 학생들은 정말 빠르게 변화한다. 불과 8년전 학교 생활을 했지만 지금의 학생들이 무슨 생각을 하고 어떤 행동들을 하는지 종잡을수 없다. 이것이 가장 중요하다. 선생님들은 과연 학생만큼 빨리 변화하고 있는가. 학생이 변하는 속도에 과연 맞추어 나갈 수 있는가. 학생이 변하는 만큼 선생님도 변하지 않으면 이 문제를 해결 할수 없다. 학생들은 날이 갈수록 빠르게 변화하고 있는데, 선생님들은 그자리에서 매년 똑같은 방법으로 똑같은 내용을 가르치고 있다. 그래서 학교의 발전이 없고, 학교가 학원에 비해서 무시를 받기도 한다. 8년전 내가 학교를 다닐 때에도 비슷한 생각을 했다. 나이가 많으신 선생님들은 예전의 방식으로 학생들을 가르치려고 하고, 그것으로 인해 갈등이 생기는 것은 불보듯 뻔한 일이라는 것이다.
토론에서도 나온 이야기지만 수평적 관계가 되어야만 한다. 내가 선생인데 니가 어떻게 나한테 이럴수 있어? 이런 권위적인 태도가 아니라, 학생과 대화하고 동등한 위치에서 고민을 들어주고, 같이 해결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그렇치 않으면 우리나라 교육의 미래는 없다.
체벌의 전면적 금지에 대한 나의 소신에는 변함이 없다. 과연 우리가 학생들을 때리고 체벌을 가할 만한 자격이 있는가 생각해 보아야 한다. 학생이 옳을 수도 있고, 선생님이 틀릴수도 있다. 얼마전 책에서 본 내용이 생각이 난다.
인간은 이성적인 존재인가?
- 우리의 선택은 이성이 아니라 감정에 의해 좌우된다. 엄밀하게 말하면 객관적인 정보들은 감정적인 선택을 정당화 시켜주는 보조 자료에 불과하다.
- 모든 선택은 감정이 결정한다.
- 사람들은 제한된 범위 내에서만 이성적이고, 모든 정보는 각자의 감정에 따라 주관적으로 해석된다.
우리 세상에 '사랑의 매' 라는 것은 존재하지 않는다. 아니 존재 한다 하더라고 그 '사랑의 매'가 의미하는 바를 학생이 결코 깨닫지 못하는 그것은 '폭력'으로 돌변해 버리고 만다. 때리는 선생님은 '사랑의 매'일지 몰라도, 맞는 학생은 그저 '감정의 매' 라고 생각할수 있다는 이야기다. 모두의 입장과 생각이 다르기 때문에.
그리고 토론중 "학교장의 권한을 강화하고 학교자체적으로 규제를 만들어서 하자. 학생들, 학부모들, 선생님 들이 의견을 잘 교환해서 합리적인 방안이 나올 것이다." 라고 했는데. 웃음이 나왔다. 과연 잘 되고 있을까?? 선생님 들은 자신의 상관인 교장, 교감 선생님에게 싫은 소리, 잘못된 점을 바르게 이야기 할 수 있을까? 그리고 학생들은 선생님들에게 과연 자신이 느끼는 것을 사실대로 말할수 있을까?? 자신의 불이익을 감수하면서까지?? 나는 그 패널이 무슨 생각으로 이런 말을 했는지 알수 없지만, 학교는 교장의 권한이 절대적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모든 학교가 다 그런것은 아니다. 기사에도 많이 나질 않는가. 교장의 성추행, 비리, 수학여행 뒷돈등. 교장이라고 해서 일반 선생님 보다 잘하고, 도덕적으로 뛰어난 인물인가?? 의문이 계속해서 생긴다.
도데체 어디서 부터 풀어가야 할지 앞이 막막하다. 그러나 작년에 선출된 진보교육감들의 행동이 무척이나 마음에 든다. 우선 체벌금지 부터 시작해보자. 그다음 하나하나 부조리를 없애 나가면 될 것이다. 이렇게 체벌에 대한 국민의 여론이 모아지고 분위기가 형성 되었을때 우리는 과거의 그늘로 부터 한발짝씩 벗어나야 한다.
나라의 미래를 결정 짓는 것은 교육이다. 선생님들은 공부만 잘하는 학생을 만드는게 사명은 아닐듯 하다. 공부도 중요하지만 인성교육에 더 힘써서 사회에 나가서도 자신의 꿈을 가지고, 자신의 소신을 가지고 생활 할수 있는 학생들을 만들어야 한다. 부조리에 타협하는 현실을 보여줄게 아니고, 불의에 맞서는 그런 모습들도 학생에게 보여 주어야 한다.
나도 이번 100분 토론을 보면서 무척이나 흥분했었다. 그러나 결론은 이미 정해져 있다. 과거의 전유물인 체벌을 허용하게 된다면, 우리나라 교육은 더이상 앞으로 한 발짝 나아갈 수 없다. 그러나 지금 순간이 힘들고 혼동이 있어도 우리는 나아가야만 한다. 학생 개개인이 인권을 가지고 있고, 그 인권은 존중 되어야만 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제는 선생님 들이 노력하고 공부 할 차례이다. 체벌이 없는 학교에서 어떤 방법으로 학생과 공존할지. 어떤 방법으로 학생들과 친해지고 공부를 효율적으로 가르칠수 있을지, 연구해야 한다. 공부해야 한다. 그저 눈앞에 닥친 상황만 보고 교권이 무너지고 있다고 판단하고 우왕자왕 하지말고, 그 교권을 어떤 식으로 회복할지, 어떤 방법으로 학생들에게 존경 받을수 있는 인물이 될지, 변명만 하지말고 이제는 변화해야한다. 체벌금지로 교권을 침해 받고 있다고, 노력하지 않고 불평만을 하는 선생들은 더이상 선생의 자격이 없다고 생각한다.
"선생님들, 이제 학생들이 변화는 만큼 당신들도 변화를 위해 노력해야 합니다. 수직적 관계가 아닌 수평적 관계에서 학생을 대하고, 어떤 일이 있어도 학생에게 수치심을 주거나 인권을 침해해서는 안될 것입니다. 그것이 나중에 당신의 아들이 당할수 있는 일이기도 하기 때문입니다. 모두 노력하고, 변화합시다. 대한민국 교육의 미래를 위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