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째, 분대장을 제외한 병 상호간에는 명령이나 지시, 간섭을 금지한다.
둘째, 어떠한 경우에도 구타 및 가혹행위를 금지한다.
셋째, 폭언·욕설·인격모독 등 일체의 언어폭력을 금지한다.
넷째, 언어적·신체적 성희롱, 성추행, 성폭행 등 성군기 위반 행위를 금지한다.
군대를 갔다온 사람이면 누구나 이 "병영생활 행동강령"을 보고 세상 많이 좋아졌다. 라고 할 것이다. 나는 04년4월 군번으로 육군 병장제대를 했다. 내가 군대에 갔을때 이미 이 "병영생활 행동강령"은 나와 있었다. 그러나 잘 지켜지고 있었느냐고 물어보면, 아니라고 대답한다.
전역하고보면 2년동안의 일이 마치 꿈이었던것 같기도 하고 남자로 태어나서 한번쯤 가볼만 하다는 생각은 든다. 그리고 힘든 군대생활을 잘 마치고 나온 나 자신에게 뿌듯한 생각도 든다. 그러나 처음 입대했을때는 떠올리기도 싫은 기억이다. 우리부대는 다행이 몇명의 고참들만이 구타를 하고 있었지만, 나는 구타를 당하지는 않았다. 그러나 주위 동기들은 많은 욕설과 괴롭힘을 당했던 것이 사실이다. 성적인 장난을 치거나 심한 욕설을하고, 심지어 구타까지도 존재했다. 그러나 내가 상병이 되던때 우리부대에서 소원수리를 해서 많은 고참들이 영창에 가게 되었다. 그후 우리부대는 구타와는 이별을 했다. 내가 다른 군인들보다는 빨리 분대장이 되었을때, 더이상 이런 가혹행위는 없어져야 되겠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이 "병영생활 행동강령" 철저히 지키기로 했다. 물론 말처럼 쉽게 되지는 않았지만, 나 스스로는 가혹행위나 구타, 욕설없이 내무실을 잘 이끌었다고 자부한다.
모든 예비역들이 걱정한다. 구타나 욕설, 언어폭력, 병상호간 명령이나 지시가 없이 군대가 돌아갈 리가 없다고. 그러나 나는 확실하게 대답할 수 있다. 그런것들 없이도 군대는 잘 돌아간다고. 분대장의 권한이 강화되고 분대장의 역할과 책임만 제재로 수행한다면, 그런 가혹행위 없이도 군대는 유지될수 있다고. 나 스스로 심험해 본 일이기 때문에 자신있게 말 할수 있다. 물론 어려움은 따른다. 소대장과의 관계를 돈독히 유지하고, 분대장이 모든 부대원을 잘 생각할 때에만 가능하다.
뉴스추척에 나온 20대 젊은 군인들의 죽음과 정신병을 보니 정말 한숨과 함께 눈물이 나온다. 나도 저런 시절이 있었지.하면서 회상에 잠기기도했다. 그러나 예나 지금이나 이런 가혹행위, 구타, 성적고문에 대한 처벌은 변하지 않았다. 내가 부대에 있을때도 성적 고문은 존재했고, 그 고참은 보름정도의 영창생활로 가벼운 처벌을 받았다. 부대내에서 사건이 터지면 부대의 상관이 위험해 지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자꾸 숨기고, 은폐하고, 조작하려하는 그런 군의 태도. 쉽사리 바뀔것 같지는 않다.
친구들 중에 전,의경 생활을 한 친구들이 있다. 구타, 많이 맞았단다. 이유없이 그냥 때린단다. 오히려 육군보다 더 심한 가혹행위가 존재했다는 이야기도 들었다. 전,의경도 마찬가지다. 이런 사건을 덮고, 숨기고, 은폐하고, 조작하고. 그러니 다들 군대를 못믿는거 아니겠는가.
아들을 군대에 보낸 부모님의 입장에서 생각해 보면 이런 사건은 정말 가슴이 무너질 일이다. 자신의 자식도 그런 가혹행위를 당하는 것은 아닐까. 걱정에 밤잠을 이루지 못할 것이다. 이런 부모님들을 생각해서라도 이런 악습을 끊어야 한다.
우리는 예전부터 내려오는 악습을 없애야 한다는 마음은 강하다. 그러나 실제로 그러기는 쉽지가 않다. 모든 생활패턴이 바뀌기 때문이다. 거기에서 오는 부담감이 이런 악습을 끊는데 어려움이 된다. 그러나 악습은 반드시 떨쳐내야 한다. 그 악습을 이용하면 간편하게 일을 할 수 있지만, 그로인해 많은 피해자가 생길수도 있다.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악습에 휘말려 가해자가 될 수도 있는 것이다. 자식을 군대에 보낸 부모님들의 마을을 생각해서라도 서로 가혹행위를 하거나 이런 악습을 되물림하는 일은 없어져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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