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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협 전산장애, 보이지 않는 피해는 어떻게 보상할 것인가.



 4월 12일 오후 5시5분부터 시작된 농협 전산 장애는 아직도 복구되지 못하고 있다. 처음 장애가 감지된 시점부터 우왕좌왕하는 모습을 보인 농협은 이번 사건을 축소 은폐하려 한다는 의심까지 사고있다. 계속되는 말바꾸기와 시원찮은 해명으로 결국 원인에 대한 의혹만 증폭시키고 있다.

 우선 개인적인 이야기를 해야겠다. 나뿐만 아니라 1300만 농협이용고객은 모두 겪었을 법한 일이다. 나는 농협 BC 체크카드사용자이다. 4월 12일 경남 진해에서 서울로 '끝장토론' 방청을 갔다. 서울가는 버스표를 살때, 아무이상이 없었다. 버스를 타기전 현금을 통장에 넣고갈까 고민중 ATM기가 없어 그냥 가지고 가기로 결정했다. 버스에서 내려 롯데리아에서 햄버거를 구입했는데, 카드 장애로 결재가 되지 않았다. 그때부터 다음날 내가 서울에서 돌아올때까지, 계속되는 전산장애로 불안한 마음을 가지고 있었다. 현금을 그렇게 많이 가지고 있지 않았고, 혹시 돈이 모자르지는 않을까 걱정뿐이었다. 12일부터 어제 저녁까지 어떠한 카드결재, 계좌이체도 하지 못했다. 물론 겉으로 드러나는 피해를 입은것은 아니다. 그러나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금융기관에서 벌어진 일이기 때문에 많은 국민들이 피해를 입은 것만은 확실하다.

-14일 오후 7시쯤 계좌이체를 시도, 4번만에 겨우 성공.

 지금까지 드러난 사실은 몇개 되지 않는다. 아니, 농협이 공개한 사실이 그것뿐이란 이야기지, 공개하지 않은 사실이 얼마든지 존재할수도 있다. 겉으로 드러난, 농협측이 말하는 원인은

“농협중앙회 IT본부에 근무하던 협력사 직원의 노트북 PC를 경유해 각 업무시스템을 연계해주는 중계서버에서 ‘시스템 파일 삭제 명령’이 실행됐기 때문”

 가장 이해가 되지 않는 부분은 협력사 직원의 노트북 하나로 인해 이런 큰 금융기관이 속수무책으로 당했다는 것이다. 그 노트북이 개인의 것인지, 협력사 직원이 어떤 권한을 가지고 있었는지, 어떤 파일이 삭제가 된 것인지, 시원한 대답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일본의 원전사고에 대처한 '도쿄전력'의 상황과 비슷하게 흘러가고 있는것은 아닌지, 걱정이 된다. 숨기기에만 급급하다면 나중에 따라올 비난여론을 감당해 내기는 힘들것이고, 그로인해 농협은 치명적인 타격을 입을지도 모른다.

<농협 사흘째 전산 장애… 총체적 관리부실 드러나>

 농협은 전산장애에 대한 고객의 피해를 100% 보상해 주겠다고 한다. 물론 증명 가능한 피해액이 존재 해야지만 보상가능하다는 말이다. 그러나 개개인이 겪은 불편은 어떻게 보상할 것인가. 물론 보상금을 바라고 하는 말은 아니다. 내가 겪은, 1300만 농협고객이 겪은 불편,,, 이것은 금액으로 환산할수 없다. 금액으로 환산 불가능한 만큼, 농협은 국민들에게 신뢰를 잃고, 많은 고객을 잃을지도 모른다 .

<[일문일답]최원병 회장 "경제적 피해 100% 보상하겠다">
-참조
▲고객들에 대한 피해보상은
-고객들이 피해를 본 부분에 대해서는 최선을 다해 보상할 것이다.
▲어떤 범위까지 보상을 할 수 있나
-(신민섭 금융기획담당 상무)농협거래가 안되 일어난 피해, 즉 대출금 이자와 공과금, 카드결제, 수수료 등 여러 가지 부분에 대해 전액 보상을 할 것이다. 연체 기록 된 것이 있다면 타행기관의 협조를 얻어 고객들의 피해가 없도록 조치를 하겠다.

 그러나 이런 보상 마저도 쉽지 않을 것처럼 보인다. 고객이 피해를 직접 증명해야 하고, 서류도 필요할 것이다. 그리고 농협과 큰 거래를 하는 사람이면 몰라도, 개인이 적은 금액을 거래하는 사업자들까지 제대로 보상을 받을수 있을지 의문이다. 결국 법정다툼까지도 예상된다.

 얼마전 현대캐피탈 해킹으로 수많은 고객정보가 유출되는 일이 일어나기도 했다. 우리나라 금융권의 전산, 보안문제. 심각한듯 보인다. 너무 보안에 신경을 쓰지 않는 것은 아닌지, 안일한 생각으로 일을 하는 것은 아닌지, 걱정이 된다.

<현대캐피탈 '해킹 사태' 정리에 한달 이상 걸린다>

 금융기관들의 연이은 전산, 보안문제로 국민들만 불안에 떨게 되었다. 힘들게 벌어 저축해 놓은 돈을 혹시나 찾지 못할 경우가 생기진 않을까, 내 개인정보가 다른 곳으로 팔려 나가는 것은 아닌가 등등. 이런 걱정을 만든 장본인들이 바로 금융권에 앉아 있는 사람들이 아닌가. 더욱더 보안에 신경을 쓰고, 투자를 해야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농협 전산장애가 빨리 복구되었으면 한다. 개인적으로 농협에서 처음 통장을 만들어 지금까지 사용해 오고 있는 고객인데, 농협의 이번 문제는 거래은행을 바꿀까라고 생각하게 되는 계기가 될것 같기도 하다. 그런일은 없었으면 하지만. 아무튼 이번 장애로 고객이 겪은 불편과 피해를 전액 보상해 주어야 할 것이다. 그것이 농협의 신뢰도 추락을 조금이라도 막을수 있는 마지막 방법이 아닐까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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